화이부동(和而不同)과 동이불화(同而不和)
화이부동(和而不同)과 동이불화(同而不和)
  • 성광일보
  • 승인 2020.10.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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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 / 성동신문 편집위원
송란교
송란교

사람을 사귀거나 모임에 참가할 때 깨끗하고 맑은 향기가 넘쳐흐르는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갈망하는가 아니면 거짓이 많고 신의가 없고 탐욕으로만 맺어진 오집지교(烏集之交)를 꿈꾸는가? 
만나면 화기애애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미소가 스며나는 기분 좋은 모임이 있다. 반면에 모이기만 하면 불평불만과 비난이 난무하여 소중한 것을 잃은 듯 기분 나쁜 만남도 있다. 
이는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에는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가족이나 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넉넉하고 편안하게 안부를 묻는 마음과 수탉이 새벽을 깨우 듯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는 만남이 되려면 어찌해야 할까? 
어울림을 아름답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화이부동과 동이불화라는 단어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화이부동은 《논어(論語)》 <자로(子路)> 편에서, “군자는 화합하지만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굽히면서까지 남의 의견에 동조하지는 않고, 소인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의견에 동조하고 무리를 짓지만 화합하지는 않는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화이부동과 동이불화는 和와 同의 한글자만의 차이지만 속뜻은 크게 다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포용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화합하는 화이부동의 모임은 호흡과 장단을 맞추고 조화를 이루려 하며 공정한 경쟁을 한다. 
분별없이 동조하고 이익을 좇고 반대편을 무시하고 편 가르기에 몰입하는 동이불화의 단체는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피 튀기는 정쟁에만 몰두한다. 
'좌전(左傳)’에서 "화(和)란 비유하자면 국이 물, 불, 간장, 소금, 식초, 생선이나 고기 등이 조화를 이루는 것과 같다. 
동(同)은 물에 물을 더하거나 거문고의 현이 똑같은 소리만을 연주하는 것 같아 건설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같이하지는 않지만 이들과 화목할 수 있는 군자의 마음과 밖으로는 같은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속으로는 화목하지 못하는 소인의 태도에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난다. 
화는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고 동은 흡수해서 내편으로만 만들려고 한다. 부정 속에서 긍정할 것이 있으면 긍정을 찾아 옳지 않은 부정을 바로잡고, 긍정 속에서 부정할 것이 있으면 부정을 가려내어 긍정을 완전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어울림일 것이다. 

오직 나만을 위한 게으르고 배부른 생각은 다른 사람의 텅 빈 마음을 부른다. 
같은 말을 하면서도 내편이 하면 항상 옳고 네 편이 하면 무조건 틀리다고 하면 우리 편은 어디에 있는가? 누가 참다운 우리 편인가? 
빨갛게 잘 익은 대추 하나를 놓고 내 편은 익었다 하고 네 편은 안 익었다고 주장하면 잘 익은 대추는 서글프다. 
맛있는 사과를 반으로 쪼개 놓고 내 편이 먹으면 맛있고 네 편이 먹으면 맛이 없다고 우기면 맛있는 사과는 설 자리가 없다. 
똑같은 대추나 사과를 놓고 어느 편이냐에 따라 그 평가가 극단으로 갈린다. 

입맛도 편에 따라 달라지는 묘한 시절이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야 건강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 가르기에 몰입되어 맛이 있어도 맛이 있다 말을 못하니 말 못하는 대추와 사과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참 맛을 잃어만 간다.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낮에 뜨면 벌이 되고 밤에 뜨면 별이 된다고 우기지는 않을까? 서녘하늘에 걸쳐 있는 초승달은 볼품없는 너의 손톱 조각이라 하고 동녘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은 나만 비추는 달이라 억지를 부리지는 않을까? 
길이 아닌 길을 가려하고 국민들을 배고픈 적으로 만들고 있는 저 오집지교의 무리들은 과연 누구편일까? 아름다운 별이 보름달에 가려졌다고 생뚱맞은 안부를 묻고, 둥근 보름달이 네 맘에도 떠 있냐고 낯간지러운 전화를 걸어보자. 
차가운 타인의 평가로 나의 뱃속을 채우기보다 따뜻한 나의 시선으로 타인의 마음을 녹여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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