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성차별,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
[독자기고] 성차별,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
  • 성광일보
  • 승인 2021.05.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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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영어영문학과
조예은
조예은

미국 AMC 방송사 채널에서 방영한 드라마 <매드맨>은 1960년대 당시 남자와 여자의 대우를 통해 현대에도 지워지지 않는 우리 일상생활 속의 남녀 차별의 잔흔을 보여준다. 매드맨의 한 에피소드에서 돈 드레이퍼의 아내 베티 드레이퍼는 그들의 딸 ’샐리‘가 얼굴에 작은 상처가 난 것을 보고 크게 걱정한다. 돈은 베티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 그녀를 진정시키지만 베티는 “ 샐리는 딸이잖아 딸은 흉터가 나면 안 돼”라는 대사를 한다. 이 짧은 대사에서 어렸을 적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9살 때 놀이터에서 놀다가 넘어져 얼굴에 작은 상처가 난 적이 있다. 이에 주변 어른들의 반응은 “ 여자아이가 얼굴에 흉 나서 어떻게 해” “그냥 얌전히 집에 있어” 등의 반응들과 함께 다들 걱정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남자형제들이 다쳐서 왔을 땐 “남자는 다 다치면서 크는 거야” “ 남자는 울면 안 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어른들은 대수롭지 않게 행동했다. 다친 부위에 슬프게 우는 남동생이 어른들의 말에 따라 눈물을 그치는 것을 보며 남자는 그래야 하는구나를 느꼈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다친 나를 보며 ’나’를 걱정하는 것일까?, ‘여자아이’를 걱정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시대가 바뀌고, 주변의 남녀 차별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자 그제서야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2017년 10월 연합뉴스에 <남자는 울면 안 된다.. 이런 고정관념 괜찮나요>라는 기사문이 올라온 적이 있다. 그 기사문에는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에 남녀 차별의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에 선생님, 승무원의 직업은 여성이 더 묘사되며, 기관사, 과학자 등은 대부분 남성으로 묘사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또한 남녀 차별을 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 가장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뽀로로‘에서는 루피는 소심하고 요리를 잘하는 여성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힘이 센 포비와 엔지니어인 에디는 남성 캐릭터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에게 남자와 여자의 불합리함을 줄 뿐만 아니라 성 고정관념을 일으킬 수 있다.

현대에는 여전히 남녀 차별의 발자국이 미미하게 남아있다. 여자라고 해서 흉이 지면 안되고, 남자라고 해서 울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현대에 남아있는 남녀 차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남성은 남성다움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감을 가지며, 여성 또한 성 역할 고정관념 때문에 그들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 비록 우리 주변엔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성차별의 발자국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흔적이 남아 있기에 바로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그 날을 위해 우리의 보는 시선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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