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반 기대 반 걱정 반반 –
설렘 반 기대 반 걱정 반반 –
  • 성광일보
  • 승인 2021.09.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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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논설위원
송란교

추석 명절은 한가위, 가위,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중추(中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부르기도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옷은 시집올 때처럼 음식은 한가위처럼’이라는 속담도 있다.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도 있다. 이는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하여 땀을 흘리지만 8월은 한해 농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될 때여서 일을 해도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는 말이니 그만큼 추석은 좋은 날이다. 가을걷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니 조금은 한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에는 둥근 보름달을 편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사나운 태풍이 올라오면서 둥근 보름달을 바람에 싣고 떠나가 버리면 어떡하나? 두꺼운 먹구름이 다가와 하얀 달빛을 가로막으면 어떡하나? 달 바라보며 소원도 빌어야 하는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처럼, 때가 되면 나타나는 악마 같은 방해꾼들이 있다. 좋은 날에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보은 아가씨 추석 비에 운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듯하다. 벼베기 하려고 날 잡으니 장대비 내리고, 소풍 가는 날 비가 오는 격이다. 요즘에는 추석 전후로 없던 태풍도 자주 발생한다. 일 년 농사를 망치려 달려드는 괴물처럼 느껴진다. 비싼 고기 큰 맘 먹고 장만했는데 배탈이 난다. 이 노릇을 어찌할꼬.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 찰진 음식을 배불리 먹다 보니 위가 놀라는가 보다.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두고 침만 꿀꺽꿀꺽 삼키게 된다면 참 낭패다.

함께 살아나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만남이 있어 좋고, 설렘이 있어 가슴이 뛰고, 웃음꽃이 피어나니 비로소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기대가 있는 삶이기에 열정이 솟는다. 희망이 있는 삶이기에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실타래가 술술 풀리는 삶을 염원하기에 모임을 즐긴다. 거친 바람을 이겨내고 정상에 우뚝 서는 즐거움은 삿갓 모자를 쓴 산신령을 호령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위를 바라보면 막힘이 없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모두 내 밑에 있는 듯하여 기분이 더 좋다. 그러니 가족을 만나러 가야겠지요?

정은 만남과 비례해서 커지는 것일까? 믿음은 만나야 커지는 것일까? 태어난 고향은 엄마의 자궁 속같이 편안하다. 세상에 나와서 가장 먼저 만난 곳이 고향 아니던가. 그래서 다른 곳에 살면서도 끊임없이 태어났던 그 자리로 돌아가려고 애쓰는지도 모르겠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은 변할 수 없는 마음인가 보다. 사나운 병마가 거침없이 세를 확장하다 보니 고향을 함부로 오가지도 못한다. 고추 잎사귀 뒤에 숨어서 영양분을 맛있게 빨아먹고 있는 진딧물보다 더 찐득이 같은 코로나 병마는 분명 바퀴벌레보다 더 징그러운 악마다. 주먹을 휘두르거나 칼부림도 하지 않는데 참 무섭다. 눈에 뵈는 것도 없어 더더욱 무섭다. 저 앞에 보이는데도 갈 수 고향을 바라만 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가슴이 미어진다.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눈만 끔벅거리는 모습이 마치 어항 속의 금붕어가 하얀 거품을 또르르 뿜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만남을 줄이라 하니 돈도 줄고 마음도 줄고 즐거움도 줄어든다. 덤으로 인생의 낙(樂)도 줄어든다. 핸드폰 액정 속의 요정만 바쁘다. 눈동자를 사정없이 낚아챈다. 귀머거리가 되도록 귀를 틀어막는다. 때로는 손가락도 옴싹달싹 못하게 묶는다.

추석이 다가오면 직장인들은 보너스는 얼마나 나오나 언제 지급이 되나 선물은 무엇인가에 가슴이 설레고 기대감이 있어 즐거운 상상을 하며 보낼 것이다. 주어야 하는 사람은 부담이 되겠지만 받는 사람은 무엇이든 받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받는 사람은 항상 부족하고 모자란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일쑤지만 그래도 받는 마음만은 즐겁다. 주는 사람이 고생고생하면서 준비해준 선물을 무작정 내 맘에 안 든다고 불만이나 불평을 토해내야 할 필요는 없다. 받는 순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외치면 된다. 그러면 내 마음도 즐거워진다. 주고받음이 있으면 즐거움 또한 더 커진다. 빈손으로 가더라도 빈속은 정으로 가득 채워오는 추석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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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신 2021-09-19 09:12:24
고향의 추석 하늘이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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