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즐기는 글로벌 홈스테이
서울에서 즐기는 글로벌 홈스테이
  • 서울동북뉴스
  • 승인 2013.06.1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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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재 득(성동구청장)

고 재 득(성동구청장)
전 세계의 공통언어로 자리 잡은 영어가 지도상의 경계를 없앤 지 오래다. 요즘 영어는 당연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글로벌 시대의 필수 언어가 됐다.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19조원 중 가장 많이 지출된 과목이 ‘영어’라고 한다. 특히나 사교육비의 총 규모는 1조원 가량 줄었지만 중·고교생의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는 오히려 3년 연속 증가세다.

부모들도 들인 돈만큼 아이 실력의 월등한 향상을 기대할 것이다. 이에 영어유치원부터 사설영어학원, 방학을 이용한 해외 영어캠프, 어학연수 등 수백~수천의 비용에도 불구하고 영어 사교육 열풍은 아직도 거세다. 허나 막상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꿈같은 얘기일 뿐, 학생들간 교육격차는 더욱 양극화되고 있다.

이에 성동구는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 기존 주입식 교육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영어 교육 모델에 대해 수년간 고심했다. 영어 학습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한 끝에 학생과 원어민 강사간 ‘유대감’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홈스테이 형식의 교육 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기로 했다.

먼저 큰 규모의 건물 대신 원어민 부부가 상주하고 학생들이 함께 기숙생활을 할 수 있는 일반 주택을 골랐다. 이에 용답동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다양한 영어 체험공간으로 꾸며봤다. 공항, 은행, 우체국 등에서 역할극을 해볼 수 있는 총 7가지의 팝업 공간과 외국 식생활을 체험해보는 오픈 키친, 빔 프로젝트 등이 설치된 교육 공간, 학생 숙소 등을 마련했다. 이름은 ‘성동글로벌영어하우스(SD Global English House)’로 지었다.

올 2월 오픈한 성동글로벌영어하우스는 현재 5기 학생들이 입소해 있으며 총 32명의 아이들이 이곳을 이용했다. 한 기수당 8명씩, 3주간 생활한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들은 학교 수업을 마친 후부터 다음날 등교전까지 이곳에서 원어민과 오직 영어로만 소통한다. 원어민 강사가 영어로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식사를 함께하며 시작하는 하루는 미국의 여느 가정과 다름없다. 은행이나 카페를 방문했을 때를 가정해서 영어 역할극을 해보고 외국 음식도 만들어 본다. 매일 저녁에는 영어일기도 쓴다. 회화부터 작문까지 꼼꼼히 익힐 수 있다.

교육을 맡은 원어민 강사는 美 오리건주립대 출신 25세 젊은 신혼부부인데, 이곳에 거주하면서 아이들과 늘 가족처럼 지낸다. 영어를 ‘가르친다’기 보단, 강사가 호스트패밀리가 되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생활 영어, 문화, 글로벌 매너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생들은 외국인과 장시간 생활하기 때문에 이들을 선생님이 아닌 가족으로 여긴다. 함께 생활하니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이나 서양 예절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도 아이를 멀리 외국에 보내고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된다. 취사, 청소, 시설관리를 지원하는 근무자를 채용했으며, 성동구청 직원들이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야간 숙직도 병행하고 있다. 비용도 22만 5천원으로 최소한으로 책정했고,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자녀 등 저소득층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앞으로 성동구는 이용 학생과 학부모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기존 수료생들도 강사와의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맺도록 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영어하우스 주변 공원 등을 정비해 영어타운과 같은 지역의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자신의 아들을 독일의 유명한 천재로 키워낸 칼비테가 제시한 자녀교육법 중 하나는 ‘배움을 즐겁게 유도하라’이다. 일상에서 즐거운 체험과정을 통해 저절로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단 뜻이다. 성동글로벌영어하우스 운영의 핵심 키워드를 ‘재미’, ‘몰입’, ‘유대감’으로 설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성동구의 영어 홈스테이와 같은 시도들이 사교육비 경감과 더불어 아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영어 교육 모델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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