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1)
오늘의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1)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2.04.17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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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길랑 (비전경영전략컨설팅 대표)
명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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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어떤 상황에 있고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해 요점을 짚어 보겠다. 1990년 이후부터 약 20년 동안 세계 경제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첫째는 신자유주의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 축소를 주장했다. 금융시장 및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 철폐, 이자율 상한에 대한 정부의 불간섭, 자본의 자유로운 국제적 이동을 주장했다. 또한 자유화, 개방화, 민영화, 감세와 작은 정부를 주장했다. 모든 문을 열어 놓고 적자생존 질서가 20년 전부터 정착했다.

둘째는 중국 경제의 부상이다. 13억 저임금 노동력을 가진 중국 경제의 부상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했다. 중국의 저임금 물자가 전세계를 뒤덮으면서 저물가 시대를 열었다. 예를 들면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옷값과 신발값은 15%나 떨어졌다. 이것은 미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그만큼 향상시킨 것이다. 지금 만약 중국의 저가 물건이 없다면 세계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도 물가가 급상승 할 것이다.

이 두 가지 새 질서가 결합해서 지난 20년간 세계 경제의 틀을 짠 것이다. 이 틀은 저물가 고도성장이라는 호황을 가져왔다. 그래서 우리는 물가 걱정을 별로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데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20년간 고성장 저물가의 호황 뒤에 나타난 현상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다. 모든 나라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은 물가를 보고 한다. 인플레이션 상태가 되면 금리를 올리고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를 내리고 불황이 돼도 금리를 내린다.

물가가 안정되고 호황이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세계의 모든 나라가 저금리 정책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고도성장 하에서도 저금리가 되었는데 이 저금리가 통화팽창을 초래했다. 그래서 과잉유동성이 세계를 뒤덮었다. 금리가 낮고 돈이 넘치면 자연스럽게 가는 곳이 부동산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너나 없이 집과 땅을 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은행과 투자사 모두가 부동산 담보대출을 하는데 올인했다. 그래서 부동산 값을 폭등시켰고 그 다음에 주식값이 올랐다. 따라서 자산에 거품이 낀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리먼브러더스'같은 세계적 투자사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대형 은행들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투자은행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해주면 그것을 담보로 해서 그 회사는 다시 채권을 발행하는데 이것이 파생상품이다. 10억 달러라는 당초 부동산 담보대출이 발생했다면 20~30배 부풀리는 채권이 돌아다녔다. 은행이 전통적인 업무는 하지 않고 이런 짓을 하다 보니 원가가 무너지고 그것이 파도처럼 한국에까지 넘쳐왔던 것이다. 이래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일단 위기에서 거의 벗어났고 실물경제위기도 차츰 회복세에 있다.

그러면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되느냐? 금융위기를 겪었음에도 신자유주의 질서는 변형된 형태로 다시 등장할 것이다. 신자유주의 질서에는 두 개의 기둥이 있다. 하나는 자유방임주의이고, 둘은 자유개방주의다. 자유방임주의는 “정부는 손대지 마라. 모든 것을 민간인에게 맡겨라. 정부는 구경만 해라”였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금융에 대해 자유방임했다. 감독도 소홀히 하고 부실한 채권이 돌아다녀도 모른 척했다.

그리고 “민간인 너희가 알아서 해라”였다. 여기서 금융위기가 터진 것이다. 미국의 '리먼브러더스'를 비롯한 투자사, 대형 은행이 도산하자 더 이상의 금융기관 도산을 막기 위해 정부 재정을 투입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AIG 보험사에 7000억 달러 지원을 한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 겸험을 통해 각 국 정부는 깊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금융의 허점을 자유방임하지 않고 중앙은행과 정부가 법적 제도적으로 감독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것이 변형된 형태의 금융자유주의다. 이것은 시장경제에 정부가 적절하게 개입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또 하나의 기둥인 자유개방주의 원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자유무역방향으로 가야한다. 세계화시대에 보호무역주의는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Ⅱ. 세계 경제 질서와 방향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질서는 어떻게 되고 세계 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두 가지 특징을 말할 수 있겠다.

첫째, 지난 20년간 장기 고성장 저물가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장기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가 올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장기 저성장·고실업 시대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다. 왜 그렇게 보는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현재 인구가 13억이다. 이 13억의 인구는 세계 70억 인구의 20%다. 이 20%의 인구가 세계 총 소득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선진국 경제는 갈수록 노화단계에 들어간다. 인구는 줄고 노령화는 촉진되고 투자수요는 없어진다. 현재는 2-3%성장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1-2%성장에 그칠 것이다.

성장동력이라고 하면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이다. 특히 중국은 앞으로도 세계 경제 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하겠지만 끌고 가는 힘이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 경제의 문제가 자꾸 커져가고 있다. 임금이 점점 올라가고 노동조합의 저항이 증가하고 점점 투자가 충만해서 넘치는 상황이 된다. 예를 들면 철강이나 전자 같은 분야는 과잉투자를 해서 중국도 투자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이 9~12%까지 고도성장을 했지만 앞으로 6~7년 후에는 6%내외로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지만 끌고 가는 힘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둘째, 세계 경제는 미국 단일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이행한다. 제1차세계대전이 1914년부터 1918년까지였는데 이 제1차세계대전은 세계경제 '헤게모니'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제1차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가 혼자서 세계 경제를 리드해 왔고 그 피크는 제2차세계대전이었다. 제2차세계대전때 완전히 미국 한 나라의 힘으로 전쟁을 수행했다. 유럽도 미국 힘에 의존해서 히틀러를 물리쳤다. 그 후 6?25전쟁, 월남전 등 미국이 주도했다. 미국이 세계안보를 책임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국력이 세계 안보를 혼자 책임지고 계속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그것은 미국 경제의 어려움 때문이다. 재정적자, 국제수지적자, 인프레, 저성장 등이 나타나 오늘까지 온 것이다. 미국과 EU는 저성장을 하고 있는데 아시아는 고성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유럽 27개국이 단일 연방제를 지향하면서 미국보다 더 큰 경제와 세계 정치권력이 나타나 세계 경제는 미국, 유럽, 아시아 3국체제로 개편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질 수 밖에 없으며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총 소득의 분포를 보면 미국과 유럽이 각각 30%를 차지하고 일본 12%, 중국 5%, 한국 2%이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이 60%를 차지하고 중국이 5%에 불과하지만 향후 10년 후에는 일본을 추월하게 된다. 그리고 중국은 30년 후에 미국을 추월해서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세계 저명한 연구기관들이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나라는 중국이다 저성장시대가 되면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 갈 것이냐는 중국 시장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전략과 경제 대책을 세워야하고 한반도 주변 정세를 감안한 외교력도 강화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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