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간을 절제한 아버지에게 70% 간을 이식해 준 아들
100% 간을 절제한 아버지에게 70% 간을 이식해 준 아들
  • 이기성 기자
  • 승인 2015.05.2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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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고등학교 3학년 마정호 군

 제보를 받은 기자는 가족의 간 이식도 다른 가족이나 친가, 외가의 반대로 이식을 거부해 환자가 숨졌다는 뉴스 기사가 떠올라 삭막해진 세태를 한탄하며, 22일 마정호군 어머니를 만나 아버지와 아들의 건강 상태를 묻고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인터뷰 요청에 기꺼이 응하고 있는 마정호 군이 미소 띤 얼굴로 기자를 대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를 나온 마정호군은 신설동에 소재한 자율형사립고 대광고등학교 3학년으로 만 17세 이며, 부모님이 늦게 결혼해서 어머니 41살에 얻은 귀한 외동아들이다.

55세인 아버지는 평소 B형 간염 보균자로, 2014년 11월 현대아산병원에서 급성 간경화 말기로 진단을 받아 간 이식만이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 수술을 마치고 나온 아버지 마용열 씨와 아들 마정호 군
성동구에서 인쇄 사업을 하던 아버지는 건강상 사업을 접고 투병생활을 했지만, 간 제공자가 없어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했고 아들 정호군이 간 이식을 희망 했지만, 정호군의 간도 지방간으로 수치가 높아 이식이 불가능 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정호군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지방간 진단 이후 바로 헬쓰장에 등록을 한 후, 음식 조절과 혹독한 체중감량에 돌입하여 지방간 재검사후 간이식이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으로, 4월10일 아버지에게 간 이식수술을 할 수 있었다.

2001년부터 성동구 마장동에 거주하는 정호네 가족은, 전남 고흥이 고향인 아버지가 7남2녀 중 막내고, 부산이 고향인 어머니는 1남4녀의 막내로 친가나 외가 모두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을 모르고 자란 아들 정호가 아버지를 살린 효자 임에, 수술 후 아버지 어머니는 뜨거운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정호군은, 돌때부터 서울시내 큰 소아과 병원은 다 다닐 정도로 병약 체질에다 경기가 심해서, 부모님이 늘 노심초사 했다고 한다.

성장하며 건강해져 고등학교 2학년 때는 학생부 훈련부장을 할 정도로 교우관계도 좋고 리더십이 뛰어나며, 부모님과 언성을 높인 적이 없는 효자인데, 이는 지금까지 부부싸움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부모님의 가정교육 영향이라고 생각이 된다.

▲ 이주연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마용열 씨와 아들 정호 군(오른쪽)
어릴 때부터 정호를 데리고 등산을 다니며 부정을 쌓아 온 정호 아버지의 자식 사랑은, 남들처럼 단절된 문화와 세대차이가 없는 부자지간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 간경화 소식과 간 이식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의사 진단에 수술에 대한 무서움은 있었지만, 무조건 내 간을 아버지께 드려야 한다고 생각 했다고 한다.

수술 후 마취로 인한 폐 수축으로 호흡을 할 때마다 수술부위 통증은 숨이 멈추는 듯 했으며, 헛구역질과 그에 따른 고통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는데, 새끼발가락을 문틀에 세게 찧은 고통이었다고 정호군은 말했다.

병문안을 와 준 여러 친구들이 큰 힘이 되었으며, 무엇보다 아버지가 회복되시며 어머니와 함께 세 식구가 웃을 수 있고 그래서 행복 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한다.

대광고등학교 우미라 정호 담임은 정호가 평소 성실하고 교우관계도 좋으며, 학급 임원과 봉사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 모범상도 여러 번 받은 모범생인데 효심도 깊었음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고 하며, 고3으로 빨리 회복되어 학업에 전념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적성에 잘 맞는 진로를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소 꿈이 멋진 군인이었던 정호는 간 이식을 하면 군대가 면제 된다고 해 교사의 길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자신의 꿈 보다 우선 아버지를 살리는데 한 치도 망설임이 없었던 정호를 보며, [국제시장, 저 강은 알고 있다.] 같은 가족의 중요성을 다룬 영화가 크게 히트한 금년에 마정호군 효도 이야기는,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한 가정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천주교 신자인 정호네 가족은, 고3에도 교회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착한 학생이라 교우들 칭찬이 자자하다.

11살 때 중국여행 중 정호를 잃어버려,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찾던 기억을 이야기 하는 정호 어머니는 눈가가 촉촉해 진다.

간 이식수술은, 제공 받은 사람은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약물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하며, 제공한 사람은 6개월 이상 무리한 운동이나 일을 하지 말아야 회복이 된다고 하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잘 회복 되어 단란하고 행복이 넘치는 가정이 되기를 바라며, 병상에서 아들에게 쓴 아버지 마용열씨의 편지를 같이 싣는다.
【이기성 이주연 기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띄우는 사랑의 편지〉

▲ 인터뷰를 위해 나온 아버지가 아들 에게 고마움의 미소를 보내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 정호에게! 아빠가 눈을 뜰 때 병원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처음 천장 불빛이 보여 수술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과, 수술부위 통증보다 우리 아들 정호는 괜찮은가 걱정이 앞섰단다.

12시간의 대수술을 했다고 하는데, 나와 아들의 수술 경과와 회복을 바랬을 네 엄마를 생각하면, 아빠가 가족들에게 큰 죄를 지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구나.

2015년 4월 10일은 아빠가 정호한테 생명을 다시 얻은 날!
생명을 넘나드는 음산한 중환자실에서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아들 정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단다?

가족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아빠가 가족을 애태우며 걱정을 하게하고, 살아갈 날이 많은 아들 배에 30센티의 수술 자국과, 간 70%를 아빠한테 주고 30% 남은 간으로 회복이 될 때까지 치료와 몸 관리를 해야 하게 만든 장본인이라 생각하니, 정호 엄마와 정호에 대한 미안함으로 고뇌가 많았단다.

인간의 삶!
생로병사는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정호의 효심이 아버지 인생을 다시 찾게 해주어, 네 엄마와 아들에게 앞으로는 어떤 시련도 주지 않고 살겠다는 결심을 했단다.

다른 사람과 세상의 모든 것들도 아끼고 사랑하며 살겠다는 약속을 하마!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는 세상 누구도 삶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없을 수 없는 법, 수술 전 이대로 세상을 떠난다는 생각하며 삶을 마무리 하려고 할 때, 가족에게 부족하며 살면서 잘못했던 여러 후회와 희한을 다시 꺼내서 돌이켜 본단다.

우리 아들도 하루빨리 회복되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학생으로 잘 자라기를 하느님께 기도한다.

지금도 동맥혈관 주사 줄과 치렁치렁 달려있는 분비물 주머니를 달고 지낸 중환자실에서 시간은, 아빠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살아 갈 시간을 가족과 세상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단다.

회복을 잘 하고 있는 정호를 보며 아빠도 한결 마음이 놓이기에 아빠도 회복에 최선을 다하마!
사랑하는 아들 정호! 정호엄마 우리가족 하늘만큼 사랑합니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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