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줄서기 정치인’에게 퇴장을 명하자
<시론> ‘줄서기 정치인’에게 퇴장을 명하자
  • 성광일보
  • 승인 2015.10.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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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 건국대 정외과 겸임교수

▲ 김상진<건국대 정외과 겸임교수>
군주인수(君舟人水),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으나,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 당 태종의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오는 말이다. 이제 20대 국회의원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았다. 배를 순항시킬 것인지, 뒤엎어 버릴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백성의 몫이며 그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19대 국회를 평가하는 설문에 80%가 넘는 국민들이 잘못했다고 평가를 한다. 올해 처음으로 유권자가 된 청년들이 태어난 20년 전이나 현재나 정치권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부도덕한 집단으로 치부 받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선거를 6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현재 시점에 각 당은 공천 룰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생은 어디에도 없고 눈만 뜨면 계파의 권력싸움만 하고 있다. 이러면서 국민이 신뢰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국민은 개혁을 해야 할 집단으로 보는데 스스로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한다. 한심한 일이다.

대한민국 정치가 이렇게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핵심은 ‘줄서기 정치’에 있다. 10여년 전 한국정치에 기대주였던 386정치인들을 보자. 그들은 당시 새로운 정치의 희망에서 현재는 개혁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아무런 역할을 못한 그들은 젊은 나이에도 물갈이 대상이 되어있다. 왜 일까? 그들은 정치권에 진입할 때 줄을 서서 쉽게 금뱃지를 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보다 공천을 준 계파의 보스에게 충성을 다하여야 했다. 재선, 삼선 국회의원이 되면서 정치를 하는 초심은 어디에 간데없고 계파의 깃발만 흔들고 있는 386정치인들에게 국민은 퇴장을 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의 정서와는 달리 2016년 국회의원 선거를 6개월도 남겨 놓지 않은 현재까지도 대한민국은 줄서기 정치로 공천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득실대고 있다. 여당은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할 것을 예상하고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 야당은 친노, 비노, 호남 등 계파의 보스급들에게 줄을 서서 공천을 얻어 보려는 얄팍한 정치인들이 이 눈치 저 눈치를 보고 있다.

단언컨대, 이들이 공천을 받고 대한민국 국회에 입성을 하면 20대 국회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들은 똑같이 국민보다는 계파의 보스에게 충성을 할 것이며, 사회의 개혁보다는 자신의 몸보신을 앞세울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새로운 정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 줄서기 정치인이 내년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진출하게 되면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가 20년 전과 같은 것처럼, 앞으로 20년이 지나도 대한민국 정치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정치가 변해야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고, 경제도 좋아진다. 어떻게 하면 줄 잘 서서 공천 받을 것인가에 몰입하고 있는 정치인이 국회를 장악하면 어떻게 경제가 좋아지겠는가?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에게 공천을 준 계파의 보스를 위해 충성할 텐데 말이다. 정치가 변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인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

이제 유권자인 국민이 단호해져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서민을 외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말하는 정치인들에게 그 동안 많이도 속아 왔다. 그러면서도 또 줄을 타고 오는 정치인에게 표를 찍을 거라면 우리의 정치를 더 이상 욕하지 말자.

줄서기 정치인에게는 과감히 퇴장을 명하자. 정치인이 붙잡아야 할 줄은, 오직 국민을 위한 줄 밖에 없음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가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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