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6주년을 맞게 되는 ‘순국선열의 날’은 일본의 조선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맞서 국권 회복을 위해 항거하고 헌신한 독립운동 유공자들 가운데 목숨을 잃은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11월 17일로 순국선열의 날이 제정된 이유는 대한제국의 국권 침탈이 공고화된 을사늑약이 1905년 같은 날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을사늑약을 전후로 시작된 국가의 주권을 찾기 위해 싸운 이들의 항거는 일제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게 되는 1945년 8월 15일 광복까지 이어졌다.
기념식은 국가보훈처의 주최 아래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되며, 독립유공자 및 유족을 비롯한 각계 대표가 참석한다.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하며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보인 순국선열의 정신을 기린다는 취지 아래 진행된다.
국가를 잃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아가 잃어버린 국가를 찾기 위해 싸운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 짐작 혹은 상상 같은 것으로 만져보기에는 너무도 거대한 상실의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때로 잊는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이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있음이 어디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말이다.
순국선열이 오늘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회자되고 기려져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희생이 그 자리에 멈춰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죽음으로 안타깝게 육신의 삶은 끝나게 되었지만, 그 올곧고 숭고했던 뜻 만큼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진혼곡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죽음까지 불사하며 지켜낸 이 땅에서 분열과 반목이 아닌 화합과 소통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통해 결코 그들의 투쟁이 헛되지 않은 것이었음을 증명해야 할 책무를 느낀다. 그제야 비로소 어디에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순국선열의 넋이 편안히 눈 감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