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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온갖 일 잘 따르게 하기 사람의 손에 있나니 : 牧牛 / 만해 한용운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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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30  12: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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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일 잘 따르게 하기 사람의 손에 있나니 : 牧牛

다섯 번째는 동자승이 소에게 코뚜레를 꿰어 끌고 가는데 이제 마음을 잡았다. 그렇지만 오랜 관습으로 제멋대로인 마음은 고행과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 길들여 나가야 한다는 뜻에서 소를 기른다는 의미로 목우라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언제 또 이 소가 어떤 진흙탕, 어떤 삼독(三毒)과 유혹 속에 빠질지 모른다. 길을 잘 들이면 소도 점잖아진다. 그때에는 고삐를 풀어줘도 주인을 잘 따른다. 시인은 어느덧 멍에 씌워 기다릴 필요 없겠으니, 온갖 일 잘 따르게 하기란 사람의 손에 있나니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牧牛(목우) / 만해 한용운

꼴 먹이고 길들이기 이 몸에 더하노니
야성이 되살아날까 행여나 두려웠네
온갖 일 잘 따르게 하기란 사람 손에 있나니.

飼養馴致兩加身 恐彼野性逸入塵
사양순치양가신 공피야성일입진
片時不待羈與絆 萬事於今必須人
편시불대기여반 만사어금필수인

온갖 일 잘 따르게 하기 사람의 손에 있나니(牧牛)로 번안해본 칠언절구다. 작자는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꼴 먹이고 길들이기를 이 몸에 더하노니 / 행여 야성이 되살아날까 두려워했나니 // 어느덧 멍에 씌워 기다릴 필요 없겠으니 / 온갖 일 잘 따르게 하기란 사람의 손에 있나니]라는 시상이다. 아래 감상적 평설에서 다음과 같은 시인의 시상을 유추해 본다. ‘꼭 먹이고 길들이다 행여 야성 되살아날까, 멍에 씌어 기다릴까 온갖 일들 사람 손에’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소를 방목했다]로 번역된다. 소를 얻으면 잘 먹여 길러야 한다. 방목하던, 쇠죽을 쑤어서 먹여 기르던 소가 내 수중에 있으니 잘 길러야 한다. 먹을거리가 만만찮을 경우 소가 도망갈 수도 있고, 욕심을 내는 사람들에게 도둑을 맞거나 빼앗길 수도 있다.

시인은 이런 목우의 진실을 잘 알고 있는 양 잘 먹여 길러야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꼴을 잘 먹이고 길들이는 일은 자신의 몸에 더해졌다고 하면서 기르는 과정에서 소가 야성이 되살아날까 두려워한다. 불편부당한 양육이나, 회초리를 휘두르는 행위는 금물이다.

화자에게 소를 길러야 하니 멍에가 씌워져 있음을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이, 그로 말미암아 온갖 어려운 일이 따르더라도 오직 사람 손에 달려 있다. 불도의 과정에서 얻기 힘든 결과가 내게 짐으로 들어앉았다면, 숙명으로 여기며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하는 작품이겠다.

불가에서는 견우(牧牛)를 다음과 같이 기린다(頌). [채찍과 고삐를 늘 몸에서 떼지 말라고 했다네(鞭索時時不理身) / 두렵구나, 멋대로 걸어서 행여 티끌 세계에 들어갈까봐(恐伊縱步入埃塵) / 소를 잘 길들여서 더 온순하게 된다면(相將牧得純和也) / 고삐를 잡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을 따를 것이니라(羈鎖無拘自逐人)]

【한자와 어구】

飼養: 꼴 먹이다. 馴致: 길들이다. 兩: 두 가지. 加身: 자신이 했다. 恐: 두렵다. 彼: 저 소. 野性: 야성. 逸入塵: 야성이 되살아나다. ‘속세로 들다’는 뜻. // 片時: 어느 덧. 不待: 기다리지 않다. 羈與絆: 굴레와 줄. 萬事: 모든 일. 於今: 지금에. 必須人: 반드시 사람에게 있다. 사람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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