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③ 저자도
<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③ 저자도
  • 성광일보
  • 승인 2020.07.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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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고 버둥거리는 저자도, 이제 그만 지켜봅시다
서성원@, 2020년 6월, 성수동 서울숲 쪽에서 바라본 모습, 저자도가 생겨나고 있다

○ 저자도 소재지: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86 (금호동과 옥수동 쪽 한강 물속 어느 지점)

살도자, 섬을 죽인 사람

사람을 죽인 사람을 살인자(殺人者)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섬을 죽인 사람은 무어라고 불러야 할까요? 살도자(殺島者)일까요. 섬을 죽인 사람, 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있었고 그런 사람들이 오늘날에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금호동과 옥수동 가까운 한강에 아름다운 섬이 있었습니다. 닥나무가 많아서 저자도(楮子島, 닥나무 楮)라고 했지요. '옥수동 섬'으로 부르기도 했구요. 섬은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에 토사가 퇴적되어 만들어진 삼각주였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웠을까요.

사진1: 1946년 지도
(출처:  https://blog.naver.com/jawkoh/220900133145)

고려말에 높은 벼슬을 했던 한종유 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의 시에 저자도가 나옵니다. 그는 정계 은퇴 후 말년을 고향이었던 저자도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주민들이 거주했고 유명한 이들의 별장도 있었습니다. 세종은 정의공주(貞懿公主)에게 저자도를 줄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조선 말에는 철종의 부마였던 박영효가 하사받았구요.

1925년 한강에 홍수가 났습니다. 섬이 물에 휩쓸렸지요. 그럼에도 1930년대 기록으로 보면 동서 2㎞, 남북 885m, 118만㎡(354,000여 평)로 여의도의 40%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1968년입니다. 정치적인 배경을 깔고 강남을 개발할 때죠. 압구정 지역은 현대건설이 맡았답니다. 저자도 흙을 압구정 매립에 허가한 이가 있었지요. 김현옥 서울시장입니다. 섬 주인들이 저항했으나 소용이 없었대요. 섬은 지도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김현옥은 저자도를 죽인 살도자(殺島者)입니다.

 

언제까지 세금으로 저자도를 죽여야 하나요

2009년 항공사진(출처;1번과 동일)
1964년 임정의, 오른쪽에 저자도가 있다. (출처 : 네이버)

그 후에 살도자를 원망하듯 사라진 섬이 나타나곤 했었습니다.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이어서 토사가 쌓이는 것이지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살아나는 저자도를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돈을 들여서 쌓이는 흙을 걷어내고 있습니다. 이 예산만 해도 만만찮겠지요. 

서래섬을 아시나요? 서초구에 있습니다. 1980년대 올림픽대로와 한강종합개발할 때 만든 인공섬입니다. 서울시민의 휴식처 공간으로 섬이 필요하다고 이상연 본부장(한강개발추진본부)이 주장했다고 합니다. 반대 여론이 있어서요. 결과적으로는 강북에 있는 섬은 죽였고 강남 쪽 섬은 살린 셈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강남의 한강에는 세빛둥둥 인공섬을 만들었습니다. 2011년입니다. 그 당시 공사비만 964억 원입니다. 

그동안 서울시는 한강에서 식수를 얻고 홍수를 관리해 왔습니다. 이제는 한발 나아가서 시민이 향유하는 한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강북에도 저자도 하나쯤은 살아나게 놔두면 안 될까요. 쌓이는 토사를 놔두면 섬은 살아납니다. 학계와 시민들이 나서서 여론을 만들고 이에 서울시 책임자가 응답하면 됩니다. 아직도 강남은 휴식 공간이 필요하고 강북은 아닌가요? 아니죠? 서래섬, 세빛둥둥처럼 세금을 쏟아부어서 만들자는 얘기도 아닙니다. 옥수동 한강 바닥을 긁어내는 세금 낭비를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서성원
서성원

 

성동신문 2012년 5월 24일자 이원주 기자, 모래톱이 생겨났다.
서성원, 달맞이 공원의 안내판
2014년 자료, 복원 계획 조감도, 한 때는 주민들의 민원에 관계 기관에서 저자도를 복원하려고 검토는 했으나 실행되지 않았다.
서성원@, 2020년 6월,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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